본문 바로가기

술/증류주

Michter's American Whiskey 믹터스 아메리칸 위스키

Michter's American Whiskey

이 위스키에 대해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버번의 요구조건에 대해 한번 더 복습을 해보자.

  • 51% 이상 옥수수 사용
  • 새(new) 구운/태운(charred) 미국산 오크 배럴에 숙성 
  • 80% 이하의 도수로 증류할것
  • 62.5% 이하의 도수로 숙성을 시작할것

이 외에도 몇가지 조건이 더 있지만 보통 위에 첫번째와 두번째 조건을 만족하면 나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내 생각에만...).

믹터스 에서 나온 이 아메리칸 위스키는 다른 조건은 대부분 다 만족하지만 새(new) 오크통을 사용한게 아니라 헌(used) 오크통을 사용해서 숙성을 했기 때문에 버번이라 불리울 수 없는 위스키이다. 그래서 아메리칸 위스키로 출시됨.

버번을 제외한 다른 증류주에는 대부분 저 오크통에 대한 규제가 훨씬 덜한편이다. 스카치 쪽을 보면 쉐리 와인 숙성에 이미 사용한 오크통이 인기가 더 좋은걸 생각하면 무조건 새 오크통만 사용해야 하는 버번의 규제가 너무 빡빡한 감이 있다.

아메리칸 이라는 글자 위에 작게 Unblended라고 씌여있는데 미국에서 blended 위스키라고 하면 (예를 들어) 생산이 끝난 버번에 보드카를 타서 그 양을 늘려 판매할 수가 있다. 물론 이 때에는 버번이라는 단어는 사용할 수 없고 블랜디드 위스키 라고 만 표시할 수 있음. 언블랜디드 라고 씌여있는건 숙성된 위스키에 숙성되지 않은 주정(보드카 같은)을 섞지 않았다고 알려주는것.

 

이번에 유난히 설명이 길었다...이제 좀 마셔보자.

딱 마셔보면 바닐라! 가 딱 떠오른다. 그냥 바닐라가 살짝 있는게 아니라 바!닐!라! 이렇게 확연하게 느껴지는데 그게 또 과하지가 않고 딱 맛있게 느껴지는 정도. 버번과 비교를 안할수가 없는데. 버번에 비하면 오크의 영향이 확실히 덜하다. 많은 수의 버번에서 오크 타닌(떫은맛)을 느낄 수가 있는데 여기선 확실히 그 타닌의 떫은맛이 거의 없다. 살짝 달달 하면서 약간 카라멜의 맛도 느껴짐. 막 어렵거나 복잡하거나 다채롭거나 한건 아니고 바닐라라는 주인공을 앞에 딱 세우고 그 주위에 살짝 심플하게 장식을 해서 주인공을 멋지게 부각시킨 느낌.

 

이 Michter's 라는 회사의 마스터 디스틸러가 Pamela Heilmann이라는 분인데 전에는 짐빔의 생산라인을 담당하던 이쪽 계통에서는 실력있는 마스터 디스틸러로 알려져있다. 1920년에 시작해 1933년에 끝난 미국의 금주령 이후 최초의 여성 마스터 디스틸러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