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술/증류주

Pikesville 파잌스빌 라이 위스키


Pikesville rye whiskey


일단 도수부터 얘기를 시작하고 싶다. 알콜 55도의 라이 위스키. 캐스크 스트랭스를 제외 하고 라이 위스키 중에 이만큼 높은 도수로 나오는 위스키가 있을까 싶다...더 놀라운건 이렇게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이 라이는 마시기 편하다.


Heaven Hill 에서 나오는 정규라인의 라이 위스키중에 하나로 그 형제로는 얼마전에 올린 헨리 맥키나도 있고, 에반 윌리엄스, 리튼하우스 등이 있다 (물론 다른 술도 더 있음). 그 중에 미국에서 리튼하우스는 상당수의 바에서 하우스 라이로 매우 흔하게 쓰인다. 한병에 $25 혹은 그 아래에 구매할 수 있고 50%의 도수란걸 생각하면 칵테일에 사용하기 더 좋은 라이를 생각하기 어렵다. 인지도가 조금 더 있는 불릿 라이는 가격은 조금 더 나가고 도수도 45%로 조금 낮다. 물론 도수가 높은게 반드시 더 좋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런 대량 생산되는 술의 경우에 5도의 차이는 생산 원가에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다. 파잌스빌은 리튼하우스 와는 다르게 조금 더 상위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알콜 도수도 그렇지만 코르크 마개를 보면 더욱 뚜렷하다. 보통은 길쭉한 부분을 코르크로 손이 닿는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처리하는데 파잌스빌은 뚜껑 전체를 코르크로 만들었다. 매우 콜키 (corky)한 마개.


2015년 샌프란시스코 스피릿 어워드에서 더블 골드를 수상하고, 짐 머레이 위스키 바이블 2016에서 올해의 라이 위스키, #2 위스키 오브 더 이어에 자리를 잡았다. 짐 머레이의 순위 매김에는 의문점이 있지만 맛 없는 술을 맛있다고 하는 사람은 아니니........


오크통에서 최소 6년은 숙성된 라이 위스키로 만들어졌다. 최소가 6년이라고 하니 얼마나 더 숙성된 위스키가 들어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보통 라이 위스키 하면 연상되는 향과는 좀 다르다. 블라인드로 이 술이 나왔으면....음...모르겠다 어떤 주종으로 짐작했을지...바닐라의 향이 살짝 느껴지고 곡물류의 향이 나는것 같다가도 버번같은 오크의 향이 나는것 같기도 하고 베이킹 스파이스의 향도 나는데 뭣보다 55도인데 향이 독하지 않고 부드럽고 그윽하다.


맛에서는 라이 특유의 유칼립투스가 지나가고 갓 구운 식빵 혹은 크루아상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그 뒤로 단맛이 있는데 뒤에 이어지는게 아니라 그 바탕에 깔려서 은은하게 꾸준히 존재감을 나타낸다. 그 아래에 견과류의 고소함도 살짝 살짝 존재감을 드러낸다. 별 변화없이 여운은 길게 은은히 이어진다.


내가 라이 위스키를 한병만 골라야 한다면 이걸 고르겠다. 가성비가 좋다는 불렛 라이를 생각해 봐도 불렛을 2잔 마시느니 파잌스빌을 한잔 마시겠다. 칵테일에도 사용해 보았는데 뷰카레, 사제락에서 압도적인 맛을 선사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