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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hroaig 10 Laphroaig 10 내 첫 아일라 스카치 경험은 라프로익 쿼터캐스크였다. 향만 맡고도 '헉 이게 뭐야!' 했는데 첫 한모금 마시는 순간 토할뻔 했던 기억이 있다...그 후로 거의 10년 가까이 아일라 쪽으로는 고개도 안 돌리다가 친구들과 하는 테이스팅에서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피트에 익숙해졌다. 지금은 날이 조금 추워지면 어떤 아일라를 마실까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 통 뚜껑에 시음기가 하나 적혀있는데 도저히 그것보다 정확한 시음기를 남길 자신이 없어서 그냥 그 한줄로 시음기는 대신할까 한다..."Like kissing a mermaid that had a barbecue dinner""저녁으로 바베큐를 먹은 인어와 키스하는 듯한 맛" 피티한 스카치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마셔..
Sexton Sexton Single Malt Irish Whiskey 일단 난 아이리쉬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 편이 아니다. 스카치나 버번 같은 다른 위스키에 비해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라서...물론 그 중에도 굉장히 인상 깊게 마신 아이리쉬 위스키가 있긴 한데 너무 비싸거나 구하기 쉽지 않거나 등등 애로사항이 있어서 선뜻 손이 안가는 종류. 이 병은 술가게에서 직원한테 추천을 받아서 구입했다. 일단 가격이 매우 착했음 ($32). 스모키한 아이리쉬 싱글몰트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맛을 보니까 정말 딱 그렇다. 나한테 아이리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건 역시 Jameson인데 이건 딱 숯을 잘게 갈아서 제임슨 위에 후추 뿌리듯이 톡톡 뿌려놓은 느낌. 굉장히 깔끔하고 약간 일차원적인 스모키함? 스모키 하면 베이컨 훈연향 캠..
시래기 해장국 주말에 뭘 해먹을까 고민하면서 일단 멸치, 다시마, 청양고추, 말린 표고, 말린 새우를 넣고 육수를 끓이기 시작했다. 냉장고를 살펴보니 파, 양파, 양배추 그리고 전날 구워먹고 남은 항정살이 약간 있고 어머니께서 말려주신 시래기 한봉지가 찬장에 있었다.팬에 항정살을 굽고 고기에서 나온 기름에 파, 양파, 양배추, 마늘, 고춧가루, 간장을 약간 넣고 달달 볶다가 끓고 있는 육수에 다 집어 넣고 액젓, 간장, 소금, 굴소스로 간을 했더니 왠걸 국물이 완전 짬뽕국물 맛이 나네? 다음에 한번 이렇게 짬뽕을 해먹기로 하고 오늘은 해장국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았다. 국물이 좀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 오뚜기 사골 곰탕과 1:1 정도로 국물을 섞고 해장국에 빠질 수 없는 들깨가루를 잔뜩 뿌렸더니 아주 그럴듯한 해장국 맛이..
Glenfarclas Glenfarclas 12 얼마 남지않은 family owned 증류소중에 하나. 그래서 그런지 고숙성 스카치가 의외로 저렴(상대적으로)한 가격에 유통된다. 그래도 고숙성이니까 어느정도 가격대가 있긴 하지만 비슷한 숙성연수의 맥캘란과 비교하면 얼마나 저렴한지 확 와 닿음. 만약 글렌파클라스가 비싸다면 그건 증류소 때문이 아니라 중간업자들이 많이 떼어먹는거다.사실 이 병은 내 소유는 아니고 집에 자주 놀러오는 친구가 자기가 오면 마신다고 내 술장에 넣어놓고 간 스카치. 뭐 그동안 내 술 많이 마셔서 좀 찔렸나 봄...향에서는 버터스카치, 다크베리....자두를 연상 시키는 향. 역시 쉐리 배럴에 숙성된 티가 남.맛에서도 자두를 연상시키는 맛이 나고 약간의 건포도, 희미한 오크의 타닌이 느껴진다. 병을 따고 ..
Bunnahabhain Bunnahabain 12아일라에 있는 증류소 중에서는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는 부나하븐(라프로익 혹은 아드벡에 비해서). 독립병입자인 고든 맥페일에서 나온 부나하븐8년을 마셔본게 처음이었는데 입에 딱 넣자마자 바나나가 떠오른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 후로 그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정규 바틀을 사려고 했는데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이상하게 12년 가격이 비싸서 미루고 미루다 온라인에서 적당한 가격을 찾아서 지인들과 여럿이 단체로 구매했다. 피트향이 매우 옅거나 거의 없어서 아일라 스카치 입문자를 위해서 자주(내가) 추천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오 좋다!' 이러면서 라프로익, 라가불린 등등 더 피티한 쪽으로 가거나 '그냥 그런데?' 이러면서 등을 돌려버린다(이 경우는 주로 스페이사이드 쪽으로 가거나 스카치..
Longmorn 16 사과, 바닐라? 꿀 향이 매우 좋다. 뮤지션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고 코미디언이 좋아하는 코미디언이 있듯이 이 스카치는 스카치 드링커들의 스카치라고 한다. 그 말은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뜻.이거...맛있다! 위스키 입문자가 마시고 맛있다고 느낄만한 술은 아니고 어느정도 경험이 있어서 알콜의 작열감을 극복하고 그 뒤에 숨어있는 맛을 느낄만한 경험치가 있어야 맛있다고 느낄 수 있을것 같은 스카치.맛의 방향성에서는 글랜그랜트18과 크라겐모어12가 떠올랐다글랜그랜트18을 뒤이어 바로 마셔본 바로는(사과향이 났지만 훨씬 녹색사과향이었음) 내가 완전 틀렸다는걸 깨달음...........ㅋㅋㅋㅋㅋㅋ아버지 생신 선물로 구입한 바틀인데 왠지 내가 마시고 싶고.....왠지 아깝...........
A.D.Laws bourbon A.D.Laws bourbon굉장히 버번스럽지 않은 향. 보통 버번하면 바닐라, 카라멜, 오크, 사과향? 정도가 전형적인 버번의 향인데 이건 전혀 다르다. 상당히 과일향이 나고 다크베리류의 향. 굉장히 유니크하다. 이게 버번이야?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향. 4 grain 이라 그런가...보통 버번은 옥수수 51%이상 나머지는 밀(rye)로 만드는게 보통인데 이건 60%옥수수 20%밀(wheat) 10%호밀(rye) 10%보리로 만든 버번이다. 한국에서 버번과 라이 위스키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 두 단어를 섞어쓰는 경우가 자주 보이는데 사실 버번 위스키와 라이 위스키는 혼용해서 쓰면 안되는 용어이다. 버번: 미국에서 제조되어야 하며 새(new) 태운(charred)오크통에 숙성시키고 원료가 최소한 51% ..
Vodka Martini 술의 양은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집에선 일단 버무스1 보드카5의 비율로 스터한 후에 레몬 필로 가니시. 올리브를 사용하는 레시피가 훨씬 흔한데 난 이왕 쨍한거 마실거라면 쨍한걸 더 복돋아(?)주는 레몬필을 선호한다. 이거 처음 가는 바에서 주문하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바텐더한테 주의(?) 혹은 경고(?) 비슷한걸 듣는다. 이거 술이 센데 정말 괜찮겠냐고...그런 경우엔 보통 약간 드라이하게 비율은 1:5로 가니시는 레몬필만 부탁드립니다 하고 아예 레시피를 말해준다. 아마 많은 손님들이 마티니에 환상을 갖고 주문했다가 우엑 무슨 맛이 이래 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해서 그러는것 같은데 이 의사전달을 기분 나쁘지 않게 잘하는 바텐더가 있고 사람 기분 나쁘게 니까짓게 이런 독한 술을? 이라는 뉘앙스로..